[인천/경기]여론광장/일자리 풀려면 기업규제부터 풀어야

  • 입력 2009년 4월 10일 06시 59분


요즘 지인들에게서 “취직자리를 좀 알아봐 달라”며 이력서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중에는 막 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이력서도 있지만 다른 회사에 다니다가 최근 실직한 사람들의 것도 적지 않다. 이를 통해 인천지역의 실업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실제로 인천 남동공단의 근로자 중 글로벌 금융경제위기 이후 회사를 떠나는 비운을 맞은 사람들이 많다.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경기가 빠르게 침체되면서 실업문제가 정부는 물론 인천 등 전국 대도시의 절박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전국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말에 비해 0.8%포인트가 증가한 3.9%에 달한다. 특히 인천은 이보다 더 심각해 1.0%포인트가 증가한 4.6%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악화됨에 따라 일자리 창출에 발 벗고 나선 정부는 28조9000억 원 규모의 슈퍼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5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인천시도 정부 정책에 발맞추어 6600억 원의 추경예산과 함께 재정 조기집행 등을 통한 고용시장 악화 저지에 전력을 쏟고 있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현실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데 정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는 금년도 고용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용 창출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만으로 해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경기회복이 선결 과제이지만, 고용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이 함께 해결되어야 한다. 경기 호전의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주도하에 서민 경제의 붕괴를 막고 민생을 안정시켜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도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을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고용 기회를 확대하는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몫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거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 여하에 달려 있다. 따라서 실업 억제나 고용 창출을 위한 정책은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나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 구조적인 문제들을 최우선적으로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위기 극복 노력과 함께 기업 활성화에 역점을 둔 중장기적인 안목의 정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있다. 단기적 응급 대처도 중요하지만, 좀 더 안정되고 건실한 시장 육성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2인 3각’이 되어 협력을 배가해야 할 때다.

김광식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up2theend@incham.ne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