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하철-공항公 민노총 잇따라 탈퇴

  • 입력 2009년 4월 11일 02시 56분


서울도시철도 노조도 사실상 탈퇴 결정

인천지하철노동조합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가 10일 상급 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탈퇴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조도 9일 대의원 대회를 통해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인천지하철노조는 이날 조합원 총회에서 68% 찬성(699명 투표, 475명 찬성)으로 민주노총 탈퇴안을 가결했다. 이성희 노조위원장은 “이제는 노동운동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며 “정치적 파업투쟁을 지양하고, 조합원의 고용 안정과 근무여건 개선에 주력하는 노조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노조도 이날 민주노총에서 탈퇴하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가입하는 안건을 83.9% 찬성(589명 투표, 494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대의원 대회에서 87.5%의 찬성률(104명 투표, 91명 찬성)로 규약에 명시된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소속’ 조항을 삭제해 사실상 탈퇴를 결정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다음 달 조합원 총회를 열어 신설될 예정인 지하철연맹 가입 문제를 찬반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메트로(1∼4호선), 서울도시철도공사, 인천지하철노조는 대구·광주·대전도시철도노조와 함께 지하철연맹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3개 노조의 탈퇴로 개별 사업장의 민주노총 이탈 움직임과 ‘탈(脫)정치, 조합원을 위한 노조’를 기치로 한 제3노총 건설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투표자 과반수 찬성’으로 개별 노조의 상급단체 탈퇴가 가능하다는 10일 노동부의 유권해석도 한몫하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상급단체 탈퇴·가입은 투표자 과반수 찬성으로 하도록 하고 있으나, 규약 변경은 투표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바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천지하철공사노조 규약은 ‘상급단체를 민주노총으로 한다’고 명기돼 있어 상급단체 탈퇴가 규약변경 사항인지, 과반수 찬성 사안인지를 놓고 법리 논란이 있어 왔다. 그러나 노동부의 이날 유권해석으로 상급단체 탈퇴요건이 사실상 완화돼 다른 민주노총 사업장 노조의 이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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