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주위에서 저더러 ‘스캐너 소년’이래요”

  • 입력 2009년 4월 13일 02시 56분


《이승혁 군(서울 우신초등학교 4학년·사진)은 작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에서 전 과목 100점을 받았다. 시험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담임교사는 이 군이 성적뿐 아니라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한다. 이 군의 별명은 한 번 본 것을 바로 기억한다는 의미의 ‘스캐너’. 학습과 지식,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비결을 들어봤다.》

시험 봤다 하면 전과목 만점 이승혁 군의 ‘별난 비법’

어떤 지식을 접해도 척척 받아들이고 바로 바로 ‘메모리’

○하루 3장 공부 습관으로 ‘공부는 매일 당연히 하는 것’

“공부를 어려워한 적이 없어요. 무슨 과목이든 난도가 어려워져도 쉽게 받아들이더라고요.”

어머니 박현정 씨는 이 군이 1학년 때부터 ‘재능수학’과 사고력 학습지 ‘생각하는 P!zzaa’를 10∼15분 만에 풀 때마다 오히려 걱정을 했다. 너무 쉽게 생각하고 대충 푸는 것이 아닌지 고민했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공부한 결과였다. 박 씨는 이 군의 가장 큰 학습비결에 대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학습습관을 형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와 놀이 시간을 확실히 구분해 해야 할 분량은 반드시 끝내고 놀도록 했다.

유아 때는 매일 수학 10문제씩 직접 써주고 풀게 했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습지를 매일 세 장씩 풀었다. 이것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주말에는 이 군 스스로 빨리 공부를 끝내놓고 놀기 위해 오전 6시에 일어났다. 이 군에게 공부는 매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80점, 복습하면 95점

하지만 유아 때부터 공부를 시작한 아이들도 효과는 천차만별. 박 씨는 아이의 수준을 점검하며, 실력에 맞게 진도를 차근차근 높여갔다.

학습지를 공부하면서 지속적으로 아이가 확실히 이해했는지, 부족한 부분은 어떤 것인지 파악했다. 어려운 부분은 반드시 복습했다. 매주, 매달 공부한 교재별 성취도 결과가 기준이었다. 자주 틀리는 영역과 함께 오답 유형별로 아이가 왜 틀렸는지를 파악했다. 특히 이 군은 수학 중 도형의 대칭과 회전영역을 어려워했기 때문에 여러 번 복습했고 그 덕분에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복습을 할 때는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가 지겨워하며 싫증낼 수 있으므로 2주 후에 복습을 하는 것이 좋다. 방학은 학기 중 부족했던 부분을 복습하는 데 적극 활용했다. 처음에 80점이었다면 복습을 한 후엔 95점을 받았다.

틀린 문제는 다시 틀리지 않도록 확실히 공부했다. 이 군은 오답을 2회에 걸쳐 수정한다. 학습지교사가 화요일에 집에 방문하기 전, 일요일까지 모든 학습지를 끝내고 월요일에 박 씨가 채점을 한다. 틀린 문제를 1차로 수정하고 박 씨가 다시 채점한 후, 또 틀린 문제를 2차로 고친다.

“아이가 정답을 맞히는 확률이 높아지면서 성취감을 느꼈어요. 제가 채점할 때마다 이번엔 몇 개 맞혔는지, 몇 개 틀렸는지 물어봐요. 오답을 고치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걸 스스로 느끼는 거죠.”(박 씨)

○사고력 학습과 다독 습관, ‘스캐너’ 별명 갖게 해

이 군은 독특한 습관이 하나 있다. 책을 읽거나, TV를 볼 때마다 내용을 친구나 부모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 별것이 아닌 내용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주면, 잘 잊어버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 관련 내용을 이야기하니 좋다는 게 이 군의 말이다.

읽고 본 내용을 요약하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말하는 것은 높은 사고능력을 필요로 한다. 박 씨는 “1학년 때부터 ‘생각하는 P!zzaa’ 사고력 교재로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접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교재의 마지막 등급은 사고력 문제를 접해보지 않았다면 고등학생도 쉽게 풀지 못할 정도의 높은 난도이지만, 이 군은 최근 마지막 등급까지 큰 어려움 없이 마쳤다.

순서대로 나열된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면서 생각하는 능력과 함께 글 쓰는 능력을 향상시켰다. 책에서 읽은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어 글을 써보기도 했다.

이 군은 어렸을 때부터 ‘추리’나 ‘수학 영역’을 잘했던 반면 ‘창의력 영역’을 어려워했다. 답을 세 가지 이상 생각해보라는 문제에서 한 가지를 생각하고 어려워한 경우가 많았다.

박 씨는 바로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시간을 두고 주말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고 답을 쓰게 했다. 한 문제마다 오랜 시간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

책은 매일 5권 이상 읽는다. 20권으로 구성된 삼국지를 10번 이상 읽었다. 박 씨는 “효과적인 독서를 위해 책을 분야별로 골고루 사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추천했다. 아이들은 관심사에 따라 한 동안 한 분야의 책에 빠져서 독서를 하기 때문에 집에 미리 다양한 책을 갖춰 놓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위인전으로 시작한 이 군의 관심은 역사책, 세계사, 삼국지 등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이런 다독 습관과 높은 사고력 덕분에 이 군은 어떤 지식을 접해도 바로 받아들이고 기억해 ‘스캐너’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