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에 사는 물고기의 서식환경이 다른 동식물에 비해 크게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섬진강 수계 59개 구간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조사한 결과 어류의 경우 단 3개 구간(5%)에서만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14일 밝혔다. 50개 구간은 보통, 6개는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강바닥 미생물을 일컫는 부착조류는 35개 구간(59%), 다슬기 같은 저서성(底棲性) 대형무척추동물은 41개 구간(69%), 하천 주변 환경은 52개 구간(88%)에서 각각 ‘양호’ 이상으로 평가됐다.
어류 생태계의 건강성이 다른 동식물에 비해 나쁜 원인은 섬진강 수계에 설치된 6개의 댐과 297개의 각종 보(둑)가 꼽혔다. 댐과 보가 물고기의 이동을 가로막으면서 서식처 확보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배스와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에 의한 생태계 교란도 지적됐다.
이번 조사결과 섬진강 수계에는 총 55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고 쉬리 등 한국 고유종은 20종으로 파악됐다. 특히 환경부 지정 2급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임실납자루의 서식이 확인됐다. 또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중에는 금빛하루살이를 비롯해 강하루살이, 연날개수염치레각날도래, 수염치레각날도래 등 정부 승인을 받아야 국외 반출이 가능한 4종도 확인됐다.
환경부는 섬진강 어류의 건강성을 되살리기 위해 자연형 보와 어도를 설치해 서식처 복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생태계 훼손으로 줄어든 쏘가리, 참게, 재첩 같은 경제어종의 개체수를 늘리고 외래종 물고기를 퇴치할 예정이다. 섬진강 회유성 어종인 황어, 다묵장어 등의 복원 프로젝트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