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류 40년새 18% 줄었다”

  • 입력 2009년 4월 15일 03시 00분


윤무부 경희대 교수 발표

350종 중 64종 사라져

지난 40년간 한국에 서식하는 조류 중 18%가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생물학과 윤무부 명예교수는 15일 기상청 주최로 열리는 ‘날씨앤조이’ 포럼에 앞서 14일 공개한 발표 자료를 통해 “40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가던 350종의 조류 중 64종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새들의 삶과 날씨, 기후’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새들의 감소 원인은 기후변화로 서식환경이 바뀌고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서식공간이 좁아진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종다리를 들었다. 종다리는 한때 전국의 보리밭을 중심으로 가장 흔한 텃새 중 하나였으나 최근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야산에 사는 텃새인 멧새도 90%가량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마을과 논밭 근처에 살던 때까치는 이제 해발 16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주로 관측된다. 사람을 피해 서식지를 아예 옮겼기 때문이다.

여름철새들의 경우 서식지가 북쪽으로 확대되고 겨울철새나 나그네새의 이동 패턴도 눈에 띄게 바뀌었다. 뿔논병아리 등 겨울철새는 4, 5년 전부터 봄이 돼도 북쪽으로 가지 않는다. 팔당호와 시화호 근처에는 봄에도 뿔논병아리 몇 쌍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봄가을에 한반도를 통과하던 나그네새인 장다리물떼새와 물닭, 호사도요, 흰물떼새 등도 더는 북쪽 툰드라로 이동하지 않는다. 대신 5, 6년간 충남 서산과 천수만, 안산 시화호 등지에 서식하며 여름철 번식활동을 한다.

윤 교수는 “최근 새들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일 수 있다”며 “새는 환경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기상학과 조류학 간 공동연구를 활성화하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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