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동행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15일 동아 뉴스스테이션입니다.
평소 여행을 하기 힘든 장애인들이 남녘땅으로 2박 3일 동안 여행을 떠났습니다.
(김현수 앵커)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은 선뜻 이들의 여행을 도왔습니다.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 모습을 남윤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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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자원봉사자 550여 명이 역 앞에 모였습니다.
기차여행을 기다리는 이들의 얼굴에는 설레는 마음이 묻어납니다.
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처음 기차를 타보는 장애인들에겐 새롭기만 합니다.
평소 몸과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장애도 이날만큼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허상규(52) / 청원군 문의면
"장애가 있으니까요, 어디 뭐 남하고 어울리기가 힘들고요, 다니기가 나쁘다는 거 그게 좀 있어요… 같이 똑같은 장애자들끼리 만나고 하니까 다들 똑같은 입장이니까 다른 사람들하고 비교 했을 때 좋은 거 같아요."
열차 안에서 진행되는 레크리에이션과 풍선 마술에 장애인들은 오랜만에 큰 웃음을 짓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였지만, 금세 편한 친구가 됩니다.
기차에서 먹는 도시락은 다른 때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집니다.
마침내 도착한 남원역, 장애인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오릅니다.
인터뷰) 박헌용(63) / 청원군 부용면
"우리 세상 나들이를 안해 보다가 이렇게 좋은 거 구경하고 기차 안에서 즐거웠었고 못 보던 거 창문 밖으로도 보고 참 즐거웠어요. 참 살 맛 나는 것 같습니다."
춘향전의 무대인 광한루에서 도착하자 모두 이몽룡과 성춘향이 되어 봅니다.
소풍 온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한 웃음이 떠날 줄 모릅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이처럼 가족이나 자원봉사자의 설명을 들으며 봄바람을 느끼고 꽃향기를 맡았습니다.
바깥나들이조차 쉽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이번 여행은 자연을 체험하는 귀중한 시간이 됐습니다.
아름다운 여행길에도 장애는 있었습니다.
장애인들이 탄 휠체어는 오르막길이나 턱이 있는 곳이면 막히기 일쑵니다.
그럴 때마다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없었다면 이번 여행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습니다.
인터뷰) 유미선(24) / 자원봉사자·청원군 북이면 사무소
"이번 기회가 쑥스럽지만 처음 기회인데 잘 따라와 주시고 별로 크게 힘든 점은 없는 것 같고요. 같이 좋은데 구경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간 아름다운 남녘의 여행길.
서로의 사랑과 우정을 확인한 자리였기에 이들의 마음은 더욱 훈훈했습니다.
동아일보 남윤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