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지선호/‘영어 말하기’ 응시료 너무 비싸

  • 입력 2009년 4월 16일 02시 58분


“요즘 대학생은 다 영어를 잘하지 않나?”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경험한 친구들이 한 번씩은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영어 독해라면 문법책과 단어장을 반복해서 넘겨가며 공부했을 윗세대다. 그러니 여기서 영어라 함은 대개 말하기를 뜻한다. 이래서는 졸업 후 취업이 어려울지 모르겠다. 영어 말하기 능력은 자신을 돋보이게 할 옵션이 아니라 기본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주요 대기업은 영어 말하기 공인인증시험 성적표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한다. 예년에도 입사 지원자의 영어 말하기 능력을 평가했다. 지원자는 공인인증시험 성적을 제출하거나 면접전형에서 간단한 스피킹 테스트를 받았다. 문제는 말하기 시험의 응시료가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싸다는 데 있다. 기업체가 가장 많이 채택하는 말하기 시험의 1회 응시료는 각각 7만1500원, 6만6000원이다. 시간당 최저 임금 4000원을 적용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가정하면 2, 3일은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다.

말하기 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채용공고를 접하면서 취업 준비생들은 점수가 없어 지원조차 불가능한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해당 기업은 공인인증시험을 치르도록 성적 제출 기간을 연장했다. 취업 준비생은 이런 친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응시료 부담을 덜어 주기를 원한다. 기업이 훌륭한 인재를 뽑고 싶다면 전형과정에 그만큼 투자해야 한다. 기존 방식이든 새로운 방식이든 상관없이 신입사원 채용을 원하는 기업이 영어 말하기 시험을 주관하면 좋겠다.

지선호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4학년 본보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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