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4시 울산 남구 고래박물관 옆 장생포항. 박맹우 울산시장과 김두겸 남구청장 등 70여 명이 탄 고래탐사선 ‘고래바다 여행선’이 요란한 기적 소리와 함께 항구를 떠났다. 이 배는 다음 달 2일부터 울산 앞바다에 뜨게 될 국내 고래탐사선. 고래 탐사는 울산 남구가 고래잡이(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 일원에서 펼치는 고래관광사업 가운데 하나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배 이름 ‘고래바다 여행선’은 조선시대의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울산 앞바다를 ‘경해(鯨海·고래바다)’로 지칭한 것에서 따왔다. 이 배(길이 39m, 너비 8m)는 국립수산과학원이 어자원 조사에 사용하던 262t급 ‘탐구 5호’로 지난해 12월 남구에 무상 기증한 것이다. 고래 탐사에 맞게 세미나실과 영화관 공연장 휴게실 의무실 등을 갖췄다.
고래탐사선은 이날 2∼3m의 높은 파도와 초속 10∼14m의 강한 바람 때문에 고래를 발견하지 못한 채 1시간여 만에 장생포항 동방 6.4km 해상에서 회항했다. 이용우 선장(53)은 “오늘은 기상악화 때문에 회항하지만, 울산 앞바다에는 돌고래의 먹이인 청어가 많기 때문에 고래 떼가 많이 몰려드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3일의 시험운항에서는 장생포항 동방 5.6km 해상에서 참돌고래 수천 마리가 목격됐다. 울산시는 지난해 실시한 28차례의 고래 탐사에서 13차례나 고래 떼를 발견해 고래 관광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래 탐사는 다음 달 2일부터 12월까지 7개월간 토요일과 일요일에 1회씩 주 2회 운항한다. 내년에도 5월부터 12월까지 운항할 예정이다. 운항 시간은 2시간 반가량이며 1인당 승선료는 1만5000(울산시민)∼2만 원(외지인)이다. 1회 승선 인원은 150명.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장생포::
러시아 태평양 포경회사가 1899년 태평양 일대에서 잡은 고래를 해체하는 장소로 선정하면서 포경기지가 됐다. 국제포경위원회(IWC)가 포경을 금지한 1986년까지 장생포항에서는 50여 척의 포경선이 국내 고래 소비량의 약 80%를 충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