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폐지 움직임 속에 광주지역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광주시는 16일 “지난달 말 기준 이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모두 1만2460채로, 2월 말(1만2669채)에 비해 209채(1.6%) 줄었다”고 밝혔다.
이 지역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2월 1만2986채에서 1월 1만2997채로 약간 늘었다가 2월 1만2669채로 주는 등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부 건설사가 아예 시공을 중단하는 등 최악의 ‘미분양 수렁’으로 꼽히는 광산구 수완지구에서도 1월 5717채였던 미분양 물량이 2월 5551채, 3월 5197채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급전을 구하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 분양가 파격할인 등 ‘울며 겨자 먹기 식’ 마케팅을 한 것이 일부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완지구 내 한 시공사는 33평형 579채를 분양하면서 당초 1억8000만 원이었던 분양가를 최고 1억6600만 원대까지 내려 판매하고 있으며, 다른 건설사는 1억9200만 원짜리 아파트를 10∼15% 할인 판매 중이다.
대한주택공사가 보유한 이 지역 미분양 물량도 1월 602채에서 2월에는 595채, 지난달에는 484채로 줄었다. 올해도 광주 전남 지역에 7000채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 주공 측은 민간아파트에 비해 싼 분양가에 잔금 납부 2년 유예 등의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전남지역 미분양 물량도 2월 6221채에서 지난달 5944채로 277채 감소했다. 이는 전남도청을 낀 남악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무안지역 미분양 물량이 2월 904채에서 지난달 655채로 줄었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포털 ‘사랑방’은 최근 “민간택지에 한해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곧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어서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가 점쳐지지만 광주의 경우 장기 침체로 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업체는 “광주지역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넘나드는 데다 올해 신규분양 계획을 밝힌 민간 건설사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라며 “적어도 향후 2년간 침체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에 대해 가격을 깎아주는 마당에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분양가를 올릴 업체가 있겠느냐”며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남의 동네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