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前국제대학원장, 본인 연봉 스스로 올려

  • 입력 2009년 4월 18일 02시 58분


교수들은 ‘골프 무단결근’도

한국개발연구원(KDI) 산하 국제정책대학원 정진승 전 원장(현 교수)이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2001∼2007년 자신의 연봉과 성과금을 부적절하게 올린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17일 감사원에 따르면 정 전 원장은 KDI 원장의 결재를 받지 않고 자신의 연봉과 성과금을 해마다 크게 올렸다. 연봉과 성과금, 각종 수당을 합친 정 전 원장의 보수 총액은 취임 다음 해인 2002년 1억2833만 원에서 퇴임 전 해인 2006년에는 2억2912만 원으로 78%나 늘었다. 2006년의 경우 정 전 원장의 보수 총액은 상급자인 KDI 원장(1억708만 원)보다 1.87배나 많았다. 정 전 원장은 대학원 예산으로 서울 서초구 자택 근처의 한 스포츠센터 회원권을 자신의 명의로 사 실내 테니스장을 이용하기도 했다. 또 이 대학원은 2005년 정부 기준에 위배되는 출장여비 규정을 만들어 지난해까지 모두 22차례에 걸쳐 4091달러의 체재비를 과다하게 받았다. 이에 대해 정 전 원장은 “KDI에서는 연구원이 기관장(원장)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스포츠센터 회원권도 법인 명의보다 더 싸기 때문에 개인 명의로 구입해 대학원생 등 업무 관련이 있는 사람들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이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감사원 감사에서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들은 사적으로 해외여행을 하거나 골프를 치기 위해 무단결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5∼2008년 김모 교수 등 9명이 대학원의 사전 승낙을 받지 않고 35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이 기간 평일에 골프를 치기 위해 무단결근한 교수도 11명이나 됐다. 감사원은 해외여행과 골프를 치기 위해 모두 15명의 교원이 186일 무단결근했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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