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자연계 학생입니다. 내신 성적은 주요 과목이 2등급 후반 정도이며 비교과 부분도 그리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모의고사에서는 특히 수리영역 성적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2학년 겨울방학 때 수학 공부만 열심히 했는데도 3월 치른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대학에 가자니 내신이 좋지 않고, 논술 준비도 하지 않아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정시만 생각하며 공부하자니 수리영역 때문에 불안합니다. 수시와 정시를 어떻게 준비하면 될지 고민이 많습니다.
# 상황 분석
A 양의 성적을 살펴보니 모의고사보단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이었다. 하지만 내신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수시 전형에 지원하기엔 부족한 성적이었다. 비교과 부분으로는 교내 과학경시대회 수상 실적과 화학탐구 프런티어 페스티벌 입선 등이 있었다. 3월 모의고사 결과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A 양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의 백분위 점수가 기복이 심한 데다 겨울방학 동안 집중해서 공부한 수리영역 성적이 오르지 않아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였다.
# 확인 및 점검
우선 A 양에게 목표 대학을 물었다. A 양은 서울 내에 위치한 중상위권 대학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A 양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스스로 공부를 꽤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자기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A 양은 대학만큼은 꼭 ‘서울 지역’이어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었다.
A 양에게 어떻게 학습 계획을 세우는지 묻고 평소 공부 습관을 점검했다. A 양은 숙제나 학교에서 쪽지시험을 보는 과목 위주로 우선 공부하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수학에 투자하는 식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2학년 겨울방학에는 올해 수능에서 수리영역이 어렵게 출제된다는 전망에 따라 수학Ⅱ와 미분 적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 상담 과정
영역별로 심한 기복을 보이는 모의고사 성적은 A 양의 무계획적인 학습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A 양은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과목 또는 평소 어렵다고 느끼는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구체적인 학습 계획이나 과목별 시간 분배도 이뤄지지 않았다.
A 양에게 학습 목표나 계획이 없으면 집중력이 더 떨어진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특히 중간고사 직후부터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전과 같이 학생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기엔 학습 계획을 꼼꼼히 세워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A 양에게 영역별 목표 점수를 적게 하고, 6월 모의고사 때까지 성적을 어떻게 올릴 것인지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A 양처럼 특정 과목에 편중해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을 골고루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A 양의 경우엔 수리영역보다 상대적으로 점수를 올리기 쉬운 외국어영역이 전략과목이 될 수 있으므로 외국어영역의 학습량을 현재보다 늘릴 것을 제안했다. A 양에게 평소 학교 진도에 맞춰 공부하되 수리와 외국어영역은 매일 일정 시간 공부하도록 지도했다.
언어영역과 과학탐구영역은 일주일 단위로 학습량을 정해 학습 시간을 적절히 분배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학습 방법으로는 언어와 과학탐구영역의 경우 일주일에 1, 2회분의 모의고사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철저히 복습할 것을 권했다.
수리영역의 경우엔 수능에 출제되는 문제 유형을 익히도록 제안했다. A 양은 지난 겨울방학 동안 수리영역 공부에 치중했지만 정작 수능에서 어떤 문제가 출제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A 양에게 모의고사 문제를 자주 풀어보고,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땐 해답지를 보기 전 교과서 관련 단원의 개념정리를 읽도록 지도했다. 수학Ⅱ나 미분 적분은 현재 학교 진도에 맞춰 증명과 관련된 문제를 꼼꼼히 풀도록 권했다.
중위권의 자연계 학생들은 언어영역 학습량이 수리 또는 외국어영역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이 때문에 8월 이후엔 아예 언어영역을 포기하는 학생이 생기기도 한다.
또 수리영역에 과도하게 집중하다 보면 외국어영역에도 소홀하게 돼 다소 길거나 어려운 지문이 나오면 점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점을 A 양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과목별 학습의 균형을 유지할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 대안 제시
A 양이 지원 가능한 수시 전형으로는 이화여대 미래과학자 전형이 있다. 이 전형은 과학고 출신 여학생이나 비교과 성적이 좋은 여학생이 많이 지원하지 않는 데다가 수상실적이 화려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원을 기피하는 학생이 많아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편이다.
내신 성적은 수학, 과학 교과만 반영된다(일부 단위수가 부족하면 국어와 영어도 반영될 수 있음). 면접에선 과학 문제가 출제되며 영어 면접도 진행된다. 다른 대학의 비슷한 성격의 수시 전형에 비해 수학면접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