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신흥동 제2경인고속도로 인천 방면 종점 부근과 항동 연안부두 주변에 가면 유난히 목욕탕 간판이 눈에 많이 띈다. 바닷물이 아니라 지하 암반층에서 바닷물과 성분이 비슷한 지하수(일명 해수)를 끌어올린 뒤 이를 데워 목욕물로 사용하는 ‘해수탕(海水湯)’들이다.
○ 해수탕에서 피로 풀고
완연한 봄을 맞아 가족과 함께 일상에 찌든 피로를 풀고 활력을 찾기 위해 해수탕 거리를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해수탕의 원조는 1920년대 인천 중구 월미도에 생긴 조탕(潮湯)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의 해수탕은 198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생겨났다. 상대적으로 염도가 높은 해수가 몸에 닿으면 피부로 스며들어 몸속 노폐물을 밀어낸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해수에 녹아 있는 각종 미네랄과 염화나트륨, 마그네슘 등이 몸속에 흡수돼 피부가 촉촉해지고 윤기가 흐르게 된다는 것. 또 해수가 스며들면서 신진대사를 돕기 때문에 신경통은 물론 관절염, 무좀, 피부병 등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업소들은 해수 냉온열탕을 비롯해 솔잎, 허브, 인삼, 쑥탕 등 각종 이벤트탕과 옥돌사우나, 맥반석 찜질방, 황토휴게실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해수탕 요금은 보통 초등학생∼성인 5000원, 미취학 아동 3000원. 신흥동에는 어린이용 실내수영장과 놀이시설을 갖춘 대형 해수탕도 있는데 가격이 일반 해수탕에 비해 비싸다.
○ 바닷바람 맞으며 해산물로 식도락을
1975년 들어선 뒤 연중무휴로 영업하는 인천종합어시장도 연안부두의 빠질 수 없는 명물. 거미줄처럼 복잡한 통로에 500여 개 점포가 몰려 있는 어시장에서는 연근해에서 잡아온 싱싱한 어패류와 젓갈류를 시중보다 10∼20% 저렴하게 판매한다. 대표적인 봄철 어종인 주꾸미와 꽃게가 많이 팔리고 있다. 봄에 잡히는 주꾸미 암컷의 머리에는 ‘알집’이 들어 있어 이 부위를 씹을 때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요즘 꽃게는 살이 꽉 차고 알을 품고 있어 미식가의 입맛을 돋우기에 그만이다. 1kg에 주꾸미는 2만5000∼2만8000원, 꽃게는 2만8000∼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안부두 주변 남항부두에서는 유선을 타고 1∼2시간 걸리는 덕적도와 같은 해역으로 나가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중구 박종혁 공보팀장은 “해수탕에서 목욕한 뒤 바다 정취가 물씬 풍기는 연안부두 일대를 돌아보면 피로가 싹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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