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40대 남성 실업 10년만에 최대폭 증가

3월 취업자수, 작년보다 8만9000명 줄어

지난달 30, 40대 남성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청년, 여성 등 고용 취약계층에서 먼저 시작된 실업대란(大亂)이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핵심 근로계층으로 확산된 것이다.

19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3월 30∼49세 남성 취업자는 757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9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의 영향이 남아 있던 1999년 3월(―11만 명)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올해 1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전체 취업자가 작년 동월대비 10만3000명 줄었을 때도 30∼49세 남성 취업자는 오히려 3000명 증가했다. 또 전체 취업자 수가 14만2000명 감소한 2월에도 30∼49세 남성 취업자는 1000명 감소에 그치는 등 실업의 직접적 충격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3월에는 전체 취업자 감소분(19만5000명)의 45.6%인 8만9000명이 30∼49세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 40대 남성 취업자(383만3000명)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3000명 감소해 1999년 1월(―3만5000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30대 남성 취업자는 374만 명으로 5만6000명 감소했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성과평가실장은 “그동안 대기업의 ‘일자리 나누기’ 등의 영향으로 정규직 남성의 일자리가 어느 정도 유지됐지만 한계 상황에 이른 기업이 많아지면서 30, 40대 남성의 고용도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