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대낮에도 위험하다고 느끼는 공공장소 1위로 꼽은 곳은 뒷산이었다. 2위는 공원, 3위 지하주차장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 1위는 아파트 단지였고 다음은 지하철/버스 안, 기차역/터미널 순으로 인적이 많은 대중교통이 꼽혔다. 그러나 심야 시간대에 느끼는 위험 정도는 더욱 커져서 밤에는 아파트 단지, 대중교통조차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장미혜 연구위원이 2008년 9월 24일 ~ 10월 15일 19세 이상의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안전한 환경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나타났다.
도시 공공장소가 위험하다고 느끼는 정도는 여성(3.24점)이 남성(2.95점)보다 컸고, 교육 수준이 높고 소득이 많을수록 불안감을 크게 자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여성들이 생활환경 속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느끼는 상황은 '지하주차장이나 으슥한 곳에 혼자 있는 것'(3.96점)이었다. 다음으로는 '평소 밤늦게 외출할 때 혼자 다니기 무섭다'(3.85점), '강도나 성폭행 등의 위협을 당할 때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할까 두렵다'(3.79점), '가로등의 조명이 어두워서 심야에 다니기가 꺼려진다'(3.7점) 순이었다.
남성들이 '지하주차장이나 으슥한 곳에 혼자 있는 것이 두렵다'(2.72점), '집에 혼자 있을 때 배달원, 택배기사 등 낯선 사람이 방문하는 것이 두렵다'(2.38점), '평소 밤늦게 외출할 때 혼자 다니기 무섭다'(2.53점) 등으로 보통(3점)보다 낮아 평소 생활환경에서 별다른 위험을 느끼지 못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장미혜 연구위원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남성 위주로 설계된 도시공간을 재구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도시의 안전이 증진되면 여성,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 모두 지역사회에 포섭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