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구속에서 석방까지

  • 입력 2009년 4월 20일 15시 55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미네르바' 필명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2008년 3월부터였다. 7월부터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를 경고하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고 이후 쓴 글들은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논쟁이 되었다.

박 씨는 '미네르바' 필명으로 올린 글에서 수차례에 걸쳐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으며, 금융기관 관계자 사이에 통용되는 은어나 전문용어도 사용해 '50대 해외에 거주하는 금융인'이라는 설이 유력했다.

이어 10월에 '미네르바 처벌해달라'는 진정서가 대검찰청에 접수되면서 검찰이 내사에 나섰고 12월에는 포털 사이트로부터 미네르바 필명을 쓰는 박대성 씨의 인적사항을 넘겨받으며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박씨가 구속된 결정적인 게시글은 12월 29일 올린 '정부가 긴급업무명령 1호로 29일 오후 2시 30분 이후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고 공문을 보냈다'는 글이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미네르바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고 올해 1월 10일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박 씨를 구속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을 예언하거나 정부의 환율정책을 비판했던 이전 글과 달리, 문제가 된 글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어서 인터넷을 통한 악성 유언비어 유포 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전기통신기본법에 저촉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씨에게 징역 1년6월을 구형했으나 20일 법원은 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씨의 글대로 정부가 금융기관 등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긴급 공문을 전송했거나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인해 외화예산 환전 업무를 중단한 적이 없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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