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부터 ‘언어-외국어 기출배제 원칙’ 수정

  • 입력 2009년 4월 22일 02시 57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994학년도 대학 입시에 도입된 이래 문항 수나 구성, 배점 등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05학년도 이후에는 7차 교육과정과 맞물려 응시계열 구분이 없어지면서 범교과적인 소재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지난 5년간의 수능 출제 경향을 분석하는 것은 올해 시행될 2010학년도 수능을 예측하고 맞춤형 학습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그동안 기출 주제어의 출제를 엄격히 금지했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언어와 외국어 영역의 기출 기준을 바꿨기 때문에 지난 5년간 나온 문제를 숙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웨이중앙교육 연구진이 펴낸 ‘수능 5개년 분석으로 본 2010수능 대비 전략’을 통해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주요 변화 내용과 올해 수능 전망을 요약했다. 선택과목이 많고 과목 간 편차가 큰 탐구영역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최근 5년간 수능 출제경향 숙지

지난 주제어도 다시 한번

■ 2005∼2009 기출 분석

● 언어

지문 길이 매년 짧아지고

변별력-난도 높아져

쓰기-어법 등 복합 출제

기존에 120점이던 총점이 2005학년도부터 100점으로 줄었다. 이후 유일하게 문항 구성이 달라진 영역이기도 하다. 수험생들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2008학년도부터 문항 수가 60문항에서 50문항으로 줄었다. 2점과 3점짜리 배점 문항도 늘면서 변별력도 다소 높아졌다.

2004학년도까지 문학과 비문학이 같은 비율로 출제됐던 것이 2005학년도 이후에는 비문학과 문학의 비중이 6 대 4 정도로 차이가 났다. 비문학 지문은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생활언어, 예술의 6개 분야로 구성된다. 2008학년도부터 지문마다 3∼4문항이 나와서 21문항이 출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문 분야는 2006, 2008학년도에 격년으로 고전이 출제돼 올해도 고전의 출제 가능성이 높다. 비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지문 길이가 매년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것. 2005학년도에 평균 1389자였으나 △2006학년도 1471자 △2007학년도 1442자 △2008학년도 1271자 △2009학년도 1139자로 줄었다. 김진희 언어영역 수석연구원은 2010학년도에는 평균 1150자 정도의 짧은 분량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쓰기와 어휘·어법을 단독으로 내는 문항은 문항 수는 줄어들었지만 난도가 높아졌다. 어휘·어법은 단독으로 2문항 정도가 출제되고 읽기 문항에도 복합적으로 출제된다. 2007학년도까지는 60문항 가운데 8∼10문항(13.3∼16.6%) 정도가 출제됐는데 2008학년도부터는 50문항 가운데 6문항(12%) 정도만 출제되고 있다.

난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05학년도에 128점이었던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2009학년도에 131점으로 올랐다. 표준점수 최고점 추정치 역시 같은 기간 135점에서 140점으로 높아졌다.

● 수리

귀납법 이용한 증명

지수-로그 이용한 식 등

거의 매년 출제 숙지를

수리영역은 지난 5년간 특정 단원에 치우치지 않고 고른 출제 분포를 보였다. 2005학년도에 수리 ‘나’형의 경우 수열의 극한에서 6문항이 몰려 출제된 것을 제외하면 매년 모든 단원에서 골고루 출제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매년 빠짐없이 출제되는 유형으로는 3가지가 꼽혔다. 첫 번째로 도형을 이용한 무한등비급수의 합을 구하는 문항은 5년 연속 출제됐고, 배점도 항상 4점으로 높았다.

수학적 귀납법을 이용한 증명 문항은 2007학년도를 제외하고 매년 출제됐다. 지수 또는 로그의 식을 이용한 수학 외적 문항도 지난해만 빼고 계속 출제됐다. 이런 유형은 수학 외적인 환경에 대한 설명이 긴 것이 특징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지수나 로그를 이용한 식이다. 따라서 부연 설명이 많다고 해서 이런 유형의 문항에 두려움을 갖지 말고 핵심이 되는 식에만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수리영역의 난도를 살펴보면 ‘가’형과 ‘나’형 사이의 유불리를 막기 위해 해마다 난도를 조절한 흔적이 보인다. 2006학년도와 2007학년도는 두 영역 모두 평이하게 출제됐으나 2008학년도에는 ‘가’형이 너무 쉽게 출제되면서 변별력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상위권 변별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평가원은 올해도 수리를 어렵게 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5개년 수능 문항에서 비교적 출제 빈도가 낮은 부분은 집합, 유리식과 무리식, 통계, 부등식 등이다. 시간에 쫓기는 수험생이라면 이런 단원보다는 반드시 출제되는 3개 유형에 집중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고난도로 꼽힌 문항은 ‘가’형의 경우 22, 23, 25번, ‘나’형의 경우 17, 23, 25번이다. 따라서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이 문항의 유형을 숙지해야 한다.

● 외국어

범교과적 소재 늘어나고

긴 지문-어려운 단어 많아

문맥 흐름 정확히 짚어야

문항 구성이나 유형은 6차 교육과정(2004학년도 이전)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범교과적인 소재가 늘어나면서 어휘가 어려워지고 지문이 길어지고 있으며, 이런 경향이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듣기·말하기 부문에서 말을 하는 횟수(발화 횟수)가 2005학년도에는 7∼12번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10∼12번으로 늘었다. 그만큼 한두 마디만 알아듣고서 정답을 고를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들었다는 것.

읽기·쓰기 영역의 단어 수도 2007학년도까지는 90∼120개 정도였으나 2008학년도에 90∼140개로 늘고, 2009학년도에는 120∼160개로 급증했다. 단순히 단어의 뜻을 묻는 것을 넘어서 어휘의 문맥적 의미와 흐름에 맞는 어휘를 묻는 문항이 늘고 있어 어휘력이 매우 중요하다. 2006학년도에 새롭게 등장한 그림 어휘 문제는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유형인데 매년 출제되고 있다.

지문이 길어지면서 문장 구조가 복잡해지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또 시간은 70분으로 일정한데 지문이 점점 길어지기 때문에 속독 능력을 길러야 한다. EBS 지문을 활용하는 비율은 매년 20% 정도로 일정하지만 주제, 소재, 어휘, 숙어 등의 직접적인 연계율은 2005학년도 44%에서 지난해 20%로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2006학년도가 가장 어려웠고 2008학년도가 가장 쉬웠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난도가 아주 높은 문항이 일부 출제됐으며 올해도 같은 경향이 예상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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