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盧 퇴임뒤 주려고 12억5000만원 빼돌렸다”

  • 입력 2009년 4월 22일 02시 58분


검찰, 정씨 구속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청와대 특수활동비 12억5000만 원을 빼돌리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에게서 현금 3억 원과 백화점 상품권 1억 원어치를 받은 혐의(국고손실, 뇌물수수, 범죄수익 은닉)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을 21일 구속 수감했다. 노 전 대통령의 ‘600만 달러’ 수수 의혹 규명에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 전 비서관이 구속됨에 따라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판사는 이날 “구속이 필요한 정도의 범죄사실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앞으로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노 전 대통령에게 600만 달러를 건넸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 사이에서 ‘막후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29일 국회의원 재선거가 끝난 뒤 5월 초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본보 20일자 A1면 참조
“權여사, 정상문 구하려 거짓진술”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2005∼2007년 3년간 6차례에 걸쳐 청와대 예산 중 판공비 격려금 등의 특수활동비에서 12억5000만 원을 빼돌린 뒤 광고업체를 운영하는 최모 씨 등 지인 2명의 명의로 채권, 주식, CMA(어음관리계좌) 등에 분산 은닉한 것이 노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정 전 비서관은 이 돈의 일부를 상가 임차에 쓴 것 외에는 대부분을 그대로 모아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 주려고 돈을 모아 놨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기업인 등에게서 뇌물성 자금을 건네받아 숨겨둔 차명계좌가 더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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