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도심 하천이 관할 기초자치단체의 노력 등에 따라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나거나 오염이 심화하는 등 대조를 보이고 있다. 울산 중구 성안동에서 동천으로 흐르는 약사천(총연장 4.5km)은 당초 인근 아파트 등 주택가에서 나오는 생활오수 때문에 악취가 진동하고 파리와 모기떼가 극성을 부리는 ‘죽은 하천’이었다. 중구와 울산시는 2007년 12월까지 29억 원을 들여 퇴적된 흙 1만3000여 m³를 파내고 생활오수가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관로를 매설했다. 그 결과 이 하천은 올 들어 몸길이 5∼25cm의 붕어 떼가 발견되는 등 생태계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구 태화동 명정천도 지난해 5월 울산환경운동연합의 탐사 결과 상류에 버들치 참붕어 다슬기 등이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고 중·하류에서 붕어와 잉어가 관찰되는 등 생태하천으로 복원됐다.
남구는 지난해 3월까지 9억1000여만 원을 들여 태화강으로 흐르는 무거천(총연장 1.47km)에 수생식물을 심고 여울과 물고기의 길을 만드는 등 정비사업을 벌이고 하루 1만 t의 맑은 물을 상류에서 흘려보내 하천을 되살렸다. 이 하천에서는 이달 초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1회 무거천 벚꽃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남구 신정동 소정교에서 울산항으로 흐르는 여천천(총연장 5.71km)도 55억 원을 들여 생태 복원사업을 벌여 현재 8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하루 5000t의 오수를 정화할 수 있는 정화시설 2개를 설치하고 흙 3만 m³를 파내고 있다. 또 상류에서 하루 1만1000t의 맑은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반면 북구 연암천과 명촌천은 인근 식당과 주택가에서 생활오수가 그대로 유입돼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지만 방치되고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20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연암천과 명촌천 정화사업을 실시하도록 북구에 수차례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참석한 북구 간부를 질타했다. 울산시는 시비 11억 원을 들여 10월까지 연암천과 명촌천에 유입 오수 차단 관로를 매설하는 등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직접 시행하기로 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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