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는 학교’ 자율학교로 지정한다

  • 입력 2009년 4월 23일 02시 58분


수업편성-교원초빙 재량권

지금까지 농어촌 고교를 중심으로 지정되던 자율학교가 서울과 같은 평준화 지역 도심에도 들어선다.

22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00곳을 포함해 2012년까지 1000곳으로 늘릴 예정인 ‘사교육 없는 학교’가 경남 거창고나 전남 장성고와 같은 자율학교로 지정된다. 교과부는 이를 위해 4월 한 달간 전국의 시도교육청을 돌며 의견수렴 절차를 마쳤고 이르면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2002년에 처음 도입돼 지난해 9월 현재 282곳으로 늘어난 자율학교는 자립형사립고와 마찬가지로 국민공통교육과정인 고교 1학년 과정을 제외한 고교 2, 3학년 수업은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또 자율학교로 지정되면 교장이나 교원을 초빙하거나 공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시도교육감의 지정에 따라 광역이나 전국 단위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는 학교의 교과과정 자율편성 권한을 통해 정규 교과 시간의 수준별 이동수업을 강화하고, 사교육 수요가 많은 과목의 수업 시간을 학교 사정에 따라 늘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교육 수요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자율학교는 예체능계열이나 농어촌지역 고교만 지정한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는데 이번 ‘사교육 없는 학교’의 자율학교 지정을 통해 이 같은 방침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이에 따라 ‘사교육 없는 학교’는 2011년까지 100곳에 도입할 예정인 자율형사립고와 함께 학교 자율성이 강조된 주요 고교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초중등교육법에 자율학교는 비평준화 지역은 시도교육감이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평준화 지역에서는 교과부 장관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돼 있다. 교과부는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된 곳에 대해선 평준화 지역이라도 자율학교 지정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시도교육청에 안내하는 방식으로 자율학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교과부의 ‘사교육 없는 학교’ 계획과 별도로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교 21곳을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했는데 이들 학교도 자율학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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