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새 수장과 기싸움?

  • 입력 2009년 4월 23일 02시 58분


“민간인 신분 취임준비팀엔 업무보고 못한다”

보고 시작 5분전 철수

설명회 형식으로 재개

경기도교육청이 22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자 취임준비팀에 하기로 한 업무보고를 거부했다가 오후에 재개하는 등 당선자 측과 교육청 측이 업무보고 형식을 놓고 혼선을 빚었다.

도교육청 김익소 기획예산담당관 등 기획예산과 사무관 이상 간부들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업무보고를 위해 교육청 인근 도교육정보연구원에 마련된 보고회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보고 시작 5분 전에 부교육감의 지시로 철수했다.

강남훈 취임준비팀장(한신대 교수)은 김남일 도교육청 부교육감에게 전화를 걸어 이유를 따졌고 “당초에 업무 설명을 하기로 했는데 업무보고 형식이 돼서 보고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양측이 업무현황 자료를 토대로 필요한 사안에 대해 ‘보고’가 아닌 ‘설명’의 형식으로 브리핑을 하기로 합의한 뒤 오후 2시 반부터 업무보고가 이뤄졌다.

김 부교육감은 “업무현황 설명만 하기로 한 당초의 합의를 취임준비팀에서 어겼기 때문에 오전에 업무보고 거부를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 측은 “도교육청 조례에도 없이 민간인 신분의 취임준비팀에 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부적절해 일어난 일”이라며 “첫 민선 교육감이 선출되다 보니 양측에서 서로 오해하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김진춘 현 교육감도 당선된 뒤 (취임준비팀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업무보고를 받았고, 5년 전 공정택 후보가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됐을 때도 인수팀을 꾸렸다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에 해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취임준비팀은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전문분야별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3개 분과를 두고 20여 명의 전문위원을 초빙했으며, 업무현황 파악과 당선자 공약 실현을 위한 세부공약 사업별 현황을 챙긴 뒤 이를 당선자에게 보고하게 된다. 김 당선자는 별도로 28일부터 3일간 도교육청 실국장들에게서 직접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취임준비팀 김동선 공보실장은 “서로 간에 업무보고 형식을 둘러싸고 오해가 빚어져 일어난 일일 뿐 갈등이 있거나 마찰을 빚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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