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옷은 오래된 옷이죠. 그러면 헌법은 오래된 법일까요? 헌법은 새로 만들어도 헌법이에요.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정하고 나라의 기본 틀을 만든 법 중에 왕, ‘법짱’이에요.”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22일 ‘일일 헌법 명예교사’로 나섰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신용산초등학교 강당에서 6학년생 290여 명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헌법 이야기’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마음씨 착한 밀림의 왕자 타잔이라면 세상으로 나오더라도 법 없이 살 수 있을까요?” 학생들이 잠시 머뭇거리자 김 장관이 말을 이어갔다. “혼자라면 법이 없어도 괜찮지만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려면 우선 옷부터 입어야겠죠. 또 친구들이 조용히 공부하고 있는 교실에서는 밀림에서 하듯이 ‘아∼아∼아’ 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도 곤란하겠죠.” 김 장관이 손으로 입을 두드리며 타잔 소리를 흉내 내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소녀시대’ 노래가 좋아도 인터넷 블로그에 함부로 올렸다가는 저작권법에 따라 벌을 받게 돼요. 여러분에게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권리가 있듯이 노래를 만든 사람에게는 저작권이 있어요.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기 권리만 주장할 수는 없어요.”
김 장관은 이날 강의에서 학생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일과 ‘선녀와 나무꾼’, ‘콩쥐 팥쥐’ 등 친숙한 동화를 사례로 들어가며 헌법의 의미와 준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언제나 법을 잘 지켜 우리나라를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 달라”며 학생들과 함께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쳤다. 강의를 마친 뒤에는 참석한 학생들에게 법무부에서 발간한 ‘만화로 보는 우리나라 헌법’을 선물했다.
이날 강연은 법무부가 제46회 법의 날(25일)을 앞두고 진행하는 ‘대한민국 헌법교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변호사, 헌법재판소 연구관, 법 교육 전문가 등이 일일 교사로 참여해 초중고교생들에게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설명하는 헌법교실 프로그램은 30일까지 전국 55개교에서 열린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