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하수처리장 물 끌어와 수질 개선
범어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는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22일 대구시와 수성구에 따르면 범어천 복원 계획이 ‘청계천+20 프로젝트’ 시범사업에 포함됐다. 환경부는 청계천+20(하천) 프로젝트 1차 사업 대상에 범어천 등 전국 10개 도심 하천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과거 도시개발 과정에서 콘크리트로 덮인 도심의 하천을 밖으로 드러내 물길을 되살리는 등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해 추진된다. 콘크리트 구조물 등 하천을 덮은 인공시설물을 철거하고 하천의 자정능력을 높이기 위해 하수와 빗물의 분리 등 수질개선 사업이 적극 추진된다.
범어천 복원사업은 1단계로 사업비 150억 원(국비 75억 원, 시비 75억 원)을 들여 두산오거리∼어린이회관 1.6km 구간의 범어천을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 공사는 내년 중 시작돼 2011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이 일대 범어천은 상류에서 물이 차단돼 건천(乾川)으로 전락한 가운데 흘러든 생활하수 등이 고여 악취를 풍기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이곳에서 나오는 심한 악취로 부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열린 대구국제마라톤대회의 마라톤 코스 부근에 있는 범어천에서 악취가 발생하고 하천 바닥이 보기 흉하게 드러나 하천 정비의 필요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구시는 범어천 수질을 개선하고 유지수를 확보하기 위해 수성못 부근에 있는 지산하수처리장에서 정화한 물을 하루 2만5000t가량 범어천으로 흘려보낼 방침이다. 또 범어천 가장자리에는 오수 차집관을 설치해 생활하수 등의 유입을 차단하기로 했다.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이지 않은 하천 양쪽의 3∼4m 높이의 콘크리트 옹벽을 모두 철거하고 그 자리에 벽돌 등을 이용한 식생옹벽을 설치해 식물을 심어 친환경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또 하천 가장자리 곳곳에 산책로와 분수대, 야간 조명시설 등을 갖춰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계획이다.
대구시는 장기적으로 범어천 복원 2단계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2단계 사업 대상은 범어천 어린이회관∼범어교회∼코오롱 하늘채 아파트∼중앙정보고에 이르는 복개구간(5km)으로 이르면 2012년부터 추진된다. 이곳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뜯어내고 생태하천으로 복원한 뒤 다양한 편의시설을 설치해 시민 휴식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하지만 이 일대 복개도로는 상가의 주차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어 주민들의 반대를 설득하는 게 과제다. 대구시는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범어천 복개도로 등 구조물 철거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