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세계여행가였던 김찬삼 전 세종대 교수(2003년 7월 2일 작고·사진)는 6·25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58년 첫 세계여행을 시작으로 세 번의 세계일주를 했다. 거리로 따지면 지구를 32바퀴나 돌았고 순수 여행시간만 14년에 달했다.
김 교수는 2001년 영종도 해안(영종나루터 부근)에 문화원을 만들어 유품과 생전의 여행 기록물 등을 전시했다. 1963년 아프리카 여행 도중 가봉 랑바레네에서 슈바이처 박사를 만나 함께 찍은 사진을 비롯해 손때 묻은 책과 각국의 역사 문화를 소개한 여행 관련 책 1300여 권도 전시돼 있다.
그가 숨을 거둔 뒤에는 장남 김장섭 씨(55)가 부친의 뜻을 이어 받아 문화원을 운영했다. 그러나 영종하늘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문화원이 포함된 땅을 수용해 근린공원용지로 수용하면서 문화원은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이 소식이 퍼지자 문화원 홈페이지에는 문화원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뜻을 담은 글이 속속 올라왔다. 여론에 따라 시는 김찬삼의 유족과 김찬삼추모사업회가 지난해 10월 제안한 ‘세계여행기념관 건립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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