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건넨 화대 훔친 ‘치사한’ 30대

성매매를 한 뒤 자신이 준 화대를 훔쳐 달아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이 모 씨(30)와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이 씨의 집에서 성관계를 가진 뒤 이 씨에게 화대로 줬던 20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최모 씨(3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씨는 성관계 후에 이 씨에게 수면제를 넣은 음료수를 마시게 권한 뒤 금품을 훔칠 계획을 세웠지만 계획과 달리 이 씨가 음료수를 마시지 않자 A 씨가 샤워하는 틈을 이용해 돈을 꺼내 달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씨는 "성매매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설령 돈이 없어진 사실을 알더라도 이 씨가 성매매를 했기 때문에 처벌이 무서워 신고하지 못할 것 같아서 약국에서 수면제를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생활고 때문에 성매매에 나선 이 씨는 신고하면 자신도 성매매 혐의로 처벌받을 줄 알면서도 화대를 돌려받기 위해 신고를 했다"며 "이 씨 역시 성매매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