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기업 임원 일행이 한밤중에 10대 여성을 성추행하려다 싸움이 벌어져 경찰에 입건됐다.
23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D그룹의 지주회사 대표이사인 P 씨(46) 등 일행 3명은 22일 밤 11시경 중구 서소문동 대한빌딩 앞에 앉아 있던 여대생(19)의 치마 속을 쳐다보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려 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여대생 일행 중 남성 1명이 항의하면서 P 씨 일행과 싸움이 벌어져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P 씨 일행 3명에 대해서는 폭행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으나, 여대생 일행이 항의 과정에서 일부 폭력을 행사한 부분은 ‘정당한 행위’로 간주해 검찰에 불기소 처분을 건의했다. 또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P 씨 일행 중 1명은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P 씨가 치마 속을 들여다본 것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져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경찰 관계자는 “P 씨 일행이 모두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 진술 등을 종합해 볼 때 성추행을 한 것으로 보여 입건했다”고 말했다.
D그룹 관계자는 “술이 과해서 일어난 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회 지도층 인사인데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