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 울린 국제취업사기단 검거

  • 입력 2009년 4월 29일 15시 35분


현지 브로커들과 짜고 한국에서 취업이 된 것처럼 허위 초청서를 보내는 방법으로 몽골인 수백 명으로부터 수십억 원을 받아 챙긴 국제취업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2000달러만 내면 한국에서 일하게 해 주겠다며 몽골 최대의 국제취업사기를 벌였고 이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몽골 내에서 반한(反韓) 감정이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9일 파산한 회사의 사업자등록증 등을 이용, 허위 초청서를 보낸 뒤 '한국 취업'을 미끼로 몽골인들로부터 20억원 상당을 뜯은 혐의(공문서 위조, 출입국 관리법 위반)로 이모(46)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7년말부터 1년 여간 인터넷 등에서 파산한 회사의 사업자등록증과 법인인감증명서를 사들인 뒤 "한국 회사에 취업 시켜 주겠다" "태안 기름 유출사고 현장 봉사활동을 하면 취업이 된다"며 몽골에 허위 초청서를 보내 몽골인 700여명으로부터 모두 20억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 등은 위조된 초청서를 몽골로 보낸 뒤 현지 브로커를 통해 한국에서 취업이 성사된 것처럼 속여 알선비 명목으로 몽골인에게서 1인당 2000달러(한화 270여만원)를 받아왔다. 이 씨 등이 취업알선비로 받은 270여만 원은 몽골 노동자들의 2년 치 임금에 해당될 정도로 큰 금액이다.

실제 이들 중 80여명은 허위 초청서를 바탕으로 몽골 현지 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해 24명이 우리나라에 입국한 것으로 드러나 출입국 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씨 등은 인터넷 등을 통해 파산한 회사의 사업자등록증과 법인인감증명서를 사들인 후 노숙인을 통해 허위초청서의 대리공증을 받게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몽골의 유력 신문과 방송은 이번 사건으로 가산을 탕진한 사람 등 안타까운 피해 사례를 대서특필해 커다란 사회문제로 부각됐으며 이를 계기로 몽골 전역에서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몽골 현지 경찰도 올 초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 한국인 연락책과 현지 브로커 등4명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몽골인들은 한국인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기도 하는 등 거주민들이 야간통행에 불안을 느낄 정도로 몽골 현지의 반한(反韓) 감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몽골인을 대상으로 한 국제취업사기단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출입국사무소, 인터폴 등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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