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13년째 개최
24일 충북 진천군 진천읍 삼수초등학교(교장 이피찬) 운동장에 작은 시장이 열렸다. 이 학교 어머니회가 중심이 돼 마련한 이날 시장에는 옷과 인형, 신발, 동화책 등 2200여 점이 매물로 나왔다. 대부분 학생들이 집에서 가져온 ‘중고품’이다. 이 학교 최영순 교무부장은 “사용하다 싫증나 가지고 온 물건들이지만 다른 학생들에게는 신상품이나 다름없다”며 “봄가을에 이런 시장을 연다”고 말했다. 이날의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와 장학금 등으로 쓰이고 주인을 못 만난 물건은 사회복지시설에 기증된다.
충북도내 각 초중고교에서는 이 같은 ‘시장’이 수시로 열린다. 학생들 스스로 집에서 쓰던 학용품이나 의류 등을 가져와 친구와 맞바꾸거나 싼값에 파는 ‘알뜰 벼룩시장’이다. 이 알뜰시장은 충북도교육청이 13년째 벌이고 있는 ‘아가모 운동’의 한 방식. ‘아가모 운동’은 ‘아끼고, 가르고(분리수거), 모으자’는 말의 준말이다. 충북도 11대 교육감인 고(故) 김천호 교육감(2005년 작고)이 초등장학과장 시절 학생들에게 물건을 아껴 쓰는 마음가짐을 심어주고 자원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시작했다.
최근 2년간 도내 각급 학교에서는 1151회 알뜰시장이 열려 2억5700여 만 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판매대금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으로 사용됐다. 또 같은 기간 참고서 물려주기에 5만8300여 명이 참여해 10만9000여 권을 기증했다. 교복이나 체육복 물려주기에도 3만7800여 명이 동참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아가모 운동을 지속적으로 펴기 위해 올해부터 이 운동과 관련한 시나 수필, 그림, 사진을 충북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고 우수작을 시상하는 ‘사이버 아가모 대회’를 연 네 차례 열 계획이다.
충북도교육청 초등교육과 김준섭 씨는 “아가모 운동은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학생들 스스로 환경보호와 절약정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