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선거에서 증평군의회 나선거구는 출마 후보들이 모두 연(延)씨 집안 사람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 선거구는 충북 증평군 도안면으로 곡산 연씨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집성촌이다. 연종석(민주당) 연규송(자유선진당) 연장희 후보(무소속)는 모두 곡산 연씨 문중 사람이다. 다른 성씨인 김인화 후보(한나라당)는 곡산 연씨 집안의 사위다. 또 네 후보 모두 도안초등학교 선후배에 연종석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는 이 지역 이장 경력도 있어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의 후보에게 “찍어주겠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투표장에선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충청권 유일의 선거구인 탓에 자유선진당 지도부가 총출동하자 이 지역 현역 의원인 민주당 김종률 의원이 이곳에 상주하기도 했다. 이 바람에 유권자가 2100여 명에 불과하던 조용한 동네는 순식간에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곳 투표율은 전국 평균(34.5%)을 훨씬 웃돈 69.4%나 됐다.
후보들은 저마다 당선을 장담했으나 결국 최연소인 연종석 민주당 후보(36)가 486표(33.2%)를 얻어 연규송 선진당 후보를 17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충북 청주에 지역구를 둔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전체 유권자가 2000여 명인 집안싸움에서 17표차는 압승”이라며 “기초의원 선거지만 충청권의 맹주인 선진당의 이회창 총재와 이용희 의원이 상주하다시피 했는데도 이겨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고 흐뭇해했다.
증평=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