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추락한 경북교육 신뢰 회복”

  • 입력 2009년 5월 1일 06시 51분


이영우 신임 경북도교육감 취임… 학력신장-갈등 봉합이 과제

“학부모와 도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경북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모든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이영우 신임 경북도교육감은 30일 오후 도교육청 강당에서 교육청 직원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경북교육의 신뢰’를 강조했다. 이는 전임 교육감이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 사퇴하면서 추락한 경북교육의 위상을 생각해 한 말이었다. 이번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10% 선에 그친 다른 지역의 교육감 선거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24%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유권자 무관심’이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교육감은 21만2000여 표를 얻어 2위인 김철 전 부교육감을 4만2000여 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지만 3위인 유진선 후보가 12만300여 표의 적지 않은 지지를 받아낸 것은 첫 주민 직선 교육감선거의 의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측면이다. 초중등 교육계에 거의 기반이 없는 유 후보는 학부모와 일반 유권자를 중심으로 교육계의 변화를 주장했다. 유 후보는 “낙선했지만 많은 유권자가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는 점은 교육계가 절실하게 느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역시 교육의 문제를 교육계 안에서만 논의하고 해결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 17만여 표를 얻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교육 수요자 전체와 소통을 하는 진정한 교육자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도는 내년에 열릴 대구시교육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신상철 대구시교육감은 7월 15일 임기를 마치며, 내년 6월 말 선거까지는 부교육감 대행 체제를 하게 된다.

이 교육감은 35년 동안 경북에서 교직생활을 하면서 쌓은 탄탄한 교육계 인맥과 대륜고 및 경북대 동문, 학군장교(ROTC) 조직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초등 출신인 김 후보와 중등 출신의 이 후보, 경북대와 비(非)경북대의 대결 구도가 어느 정도 형성되기도 했으나 ‘경북대 사범대-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출신’이 교육감으로 되는 흐름이 첫 주민직선제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경북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각종 정책은 이 교육감이 교육정책국장으로 재직할 때 기획했던 것이어서 정책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교육감은 최우선 정책으로 꼽는 ‘학력신장’이라는 목표뿐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도 불거진 교육계의 고질적인 편 가르기와 줄서기에 따른 갈등과 분열도 매끄럽게 해결해나가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 때문인지 그는 “1년 2개월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교육감으로 무엇을 해야 경북교육에 고개를 돌렸던 도민과 학부모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교육청에 대한 신뢰, 학교에 대한 신뢰, 교직원과 학생에 대한 신뢰를 위해 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경북교육을 반듯하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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