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한자락 못부른다면 광주 사는 학생이 아니지요”

  • 입력 2009년 5월 8일 02시 56분


광주지역 초중학교 학생들은 누구나 판소리 한 대목은 물론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안다. 초등학생들이 ‘학생종합예술제’에서 판소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광주시교육청
광주지역 초중학교 학생들은 누구나 판소리 한 대목은 물론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안다. 초등학생들이 ‘학생종합예술제’에서 판소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광주시교육청
초중생 문화예술 특화교육

광주 태봉초등학교 5학년 서민지 양(12)은 판소리는 물론이고 하모니카, 리코더, 장구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룰 줄 안다. 서 양은 사설 학원을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 악기 다루는 법을 배웠다. 광주지역 초중학교 학생들은 서 양처럼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루고 판소리 한 대목도 구성지게 부를 줄 안다. 광주시교육청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맞춰 예술교육에 열성을 쏟은 결과다.

시교육청은 3년 전부터 229개 초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특성화된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다. 판소리 한 대목 부르기, 1인 1휴대악기 연주하기, 밝고 맑은 우리노래 부르기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시교육청은 판소리 학습자료를 개발해 웹사이트(pansori.gen.go.kr)에 올리고 CD로 제작해 각 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흥부가, 심청가, 춘향가, 호남가에 이어 올해는 수궁가를, 내년에는 적벽가를 자료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특성화된 문화예술교육은 콘텐츠가 좋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산하 기관과 전국 시도교육청에 권장할 정도다.

시교육청은 초중학생들이 동요나 가곡 등 매월 1곡을 선정해 아침시간에 배우도록 하고 누구나 최소 1개 이상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에는 하모니카, 중학교에는 오카리나를 보급하고 있다.

문화예술 특성화 교육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송원초등학교 사물놀이부와 살레시오초등학교 가야금 병창부는 지난달 터키에서 열린 제31회 세계아동축제에 한국 공연대표로 참가해 솜씨를 뽐냈다. 김미정 광주시교육청 문화예술교육 담당 장학사는 “문화예술 특성화교육이 ‘예향 광주’의 자긍심을 높이고 학생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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