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와 국토해양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본보가 후원한 이날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땅, 하늘, 우주에 이은 4번째 개척지인 해양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흐름에서 열릴 여수 세계박람회는 해양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무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클 조로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여수 세계박람회는 해양경제와 관련된 신기술과 소비자 수요 및 활동, 사업모델을 보여주는 창(窓)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정보통신, 최첨단 조선, 생명공학, 유전학 등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한 만큼 미래 해양경제 분야에서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병일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여수 세계박람회에서 신해양 녹색경제가 실현된 모습을 보여주고 행사가 끝난 뒤에도 이를 적극 발전시킴으로써 한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티머시 맥 세계미래학회장, 블래드 카진스키 미국 워싱턴대 교수, 추아티아응 전 동아시아해양환경관리협력기구(PEMSEA) 사무총장,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식량-에너지문제 해결열쇠는 바다에 있다”▼
■ 티머시 맥 세계미래학회장
“한국은 바다와 접한 면적 많아 해양자원 선점 유리한 요건 갖춰”
맥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해양경제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다와 접한 면적이 많아 바다에서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해양자원을 관리하는 전략 등을 추구하는 데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혁신적으로 사고하고, 실수를 하더라도 빨리 극복하고, 이를 통해 교훈을 얻는 등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많이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 회장은 미래 사회에 필요한 가치로 상황 변화에 잘 적응하는 유연성, 변화에 대한 빠른 이해 및 접근, 다양한 문화적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 각기 다른 문화를 이어주려는 적극성, 리스크를 평가하는 능력 등을 꼽았다.
맥 회장은 이러한 미래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기업은 각각의 업무 단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새로운 방침을 적용할 때 어떤 과제와 장애물이 있는지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서 간 장벽을 낮추고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 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협력하고 낭비가 되는 요소는 가능한 한 줄여야 하며 경쟁사와 시장 전반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시장의 특성을 결정하는 문화적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맥 회장은 이 같은 요소를 많이 갖춘 기업으로 미국의 유기농제품전문 유통업체인 홀푸드를 꼽았다. 그는 “홀푸드는 기업을 경영하고 직원을 채용하는 등 각종 결정을 내릴 때 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면서도 필요한 기업이 있으면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등 다양한 가치를 복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 회장은 한국이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 온 현재 상황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소규모 기업 창업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기업은 유연성이나 창의성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맥 회장은 미래의 유망 분야로 맞춤 의학을 지목하면서 불필요한 진료를 줄이고 환자별 특성에 맞춰 치료하는 기술이 발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에너지 송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저장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들에게 반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기계장비 분야와 나노기술, 차세대 바이오 연료도 유망 분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와 함께 물 부족 위기 해소 기술과 탄소 등 유해가스 배출 저감 기술, 보안 기술, 농업분야 유전공학 기술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맥 회장은 “미래 사회에 대해서는 기대와 함께 불안감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미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을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요소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