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신랑 김△△ 씨. 당신을 만나 가슴 설레던 시절이 있었고, 두 아들의 엄마가 되고 이제 몇 년 후면 40을 바라보는 아줌마가 되었네요. 당신의 눈빛, 목소리의 톤만으로도 당신의 기분을 알 수 있게 되었죠. (중략) 지금도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는 당신과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혼자 웃으며 일을 합니다. 지금까지 많이 모자란 나를 예쁘게 봐주고 사랑해 주어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 남은 나의 40년도 당신 곁에서 당신의 그늘로 쉬어갈 수 있는 그런 날들이었으면 합니다.’
남대구우체국의 ‘사랑과 감사의 편지쓰기’ 서비스에 참여한 한 여성의 글이다. 이 우체국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7일부터 이달 말까지 이 서비스를 실시한다. 평소 전하지 못한 사랑과 감사의 뜻을 담은 글을 남대구우체국 홈페이지(705.epost.go.kr) 사이버민원실 ‘칭찬합시다’ 코너에 올려주면 이를 출력해 편지 형식으로 무료로 보내 주는 서비스다. 아내나 남편, 연인, 학창시절 은사, 자녀, 친인척 등에게 띄우는 글이면 되며 분량과 형식은 제한이 없다.
이번 아이디어를 낸 이 우체국 안금순 대리(46·여)는 “편지를 작성한 뒤 우표를 붙여 보내는 일이 번거로워 갈수록 편지 쓰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며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보는 분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우체국은 지역주민들이 서로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글을 주고받으면 짧은 시간이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체국 측은 반응이 좋으면 서비스 기간을 연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