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은 보이스피싱의 전형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 "당신이 무엇을 하고 가족과 함께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다. 총과 사람이 있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것. 특히 전자지도를 이용하는 듯 해당 지역의 상세한 지리를 언급하면서 마치 같은 동네에 사는 것처럼 속여 피해자들을 겁에 질리게 하고 있다.
한 화교 사업가 부인은 "돈을 안 보내면 총을 쏘겠다"는 협박전화에 출근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3월 중순에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화교 출신의 의사와 변호사, 회계사를 상대로 3만~5만 달러를 요구하는 비슷한 내용의 전화가 수십 통 이어졌다.
이들은 대만 또는 대만과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중국 푸젠(福建) 성 사투리가 섞인 중국어를 쓰고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길버트호(Gilbert Ho) 보스턴시 중국인자선협회 회장은 이와 관련해 "전화가 왔을 때 영어나 다른 말로 응답하면 전화를 끊는다"면서 "협박범들은 중국어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협박범들이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이나타운을 관할하는 한 경찰서 관계자는 "협박범들이 활용하는 정보가 종종 실제 상황과 다른 것으로 볼 때 협박범들이 철 지난 차이나타운의 인명록이나 그 밖에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