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은 입양의 날이다. ‘가정의 달(5월)에 한(1) 가정에 한(1) 명씩 입양하자’는 취지로 2005년 제정된 이래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하지만 입양의 날 제정 취지가 무색하게 입양 건수는 계속 줄어들고 장애아 입양 기피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국내입양은 1770건, 국외입양은 2436건이었으나 지속적으로 줄어 2008년에는 국내입양 1306건, 국외입양 1250건에 불과했다. 전체 입양으로 보면 2001년 4206건이었던 것이 2008년에는 60% 수준인 2556건으로 줄었다.
정부는 2007년부터 국내입양이 국외입양을 추월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실은 국외입양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내입양이 더 많아졌을 뿐 국내입양은 매년 줄고 있다. 국외입양이 줄어든 것은 ‘아동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정부에서 2007년부터 국외입양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생후 6개월 이하 영아는 국외로 입양할 수 없도록 했고 입양기관들이 가급적 국외입양을 자제하도록 행정력을 동원했다. 그 결과 2007년 국외입양은 2001년의 절반 수준인 1264건으로 줄었고, 전년인 2006년에 비해서도 600여 건이 줄었다. 그 때문에 국내입양이 매년 줄어드는데도 통계적으론 국외입양을 120여 건 앞설 수 있었던 것이다.
2명의 아동을 입양한 박미순 씨(36·여)는 “입양할 마음이 있는데도 실천에 못 옮기는 사람이 많다”며 “입양 단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입양 부모들을 직접 만나보고 공부하다 보면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임두성 의원(한나라당)이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장애아동을 극도로 기피하는 국내입양 실태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국내입양이 된 장애아동은 29명인 데 비해 국외로는 124명의 장애아동이 입양됐다. 5년 전인 2004년에 장애아동이 국내에는 7명, 국외로 700명이 입양됐던 것에 비해선 차츰 나아진다고 할 수 있지만 장애아동에 대한 입양 기피는 여전하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