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개교 송도국제학교 통해 본 입학가이드
장점 - 깊이 있는 수업-해외교육시스템 혜택
유의점 - 비싼 수업료-통학거리-교육품질 고려를
제주도교육청도 2011년 개교를 목표로 서귀포 제주영어교육도시 안에 공립 국제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공립 국제학교는 초등(4∼6학년), 중학교 과정으로 18학급에 396명 규모다.
국제학교는 외국인학교와 달리 외국 체류 경험이 없는 학생도 지원할 수 있다. 또 응시 지역 제한이 없어 전국에서 지원이 가능해 학부모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 송도, 年수업료 2만달러… 서울서 1시간 거리
캐나다 밴쿠버에서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그레이 브룩 재단이 송도국제학교의 위탁운영을 맡는다. 학제는 국내 학교와 다르다. 유치원(5, 6세), 초등학교 5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4년이다. 새 학년은 9월에 시작한다. 수업료는 연간 2만 달러 정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달에 200만 원 선이다.
아직 모집요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외국인학교처럼 선발시험, 서류평가, 인터뷰 등을 통해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국어, 국사를 제외한 모든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기 때문에 영어 실력은 필수다. 한국인 학생이 국내에서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국어, 국사 수업을 반드시 일주일에 2시간 이상 들어야 한다.
학교 시설은 초현대식이다. 학교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전체 면적은 5만2400m²다. 강의실과 도서관은 물론이고 영화관, 다목적홀, 체육관도 갖췄다. 수영장, 테니스장과 잔디구장도 있다. 어지간한 대학 캠퍼스 부럽지 않은 규모다.
제주도 공립 국제학교는 기숙사비를 포함해 연간 학비가 초등학교 1750만 원, 중학교 1970만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입학자격에 내국인 비율 제한은 없다.
○ 일부 외국인학교 시설낙후-부실교육 흠
외국인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조기유학을 떠나지 않아도 해외 교육 시스템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외국인학교 대부분이 유럽이나 미국 등 외국기관에서 학력인증을 받은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교사 대부분은 미국이나 캐나다 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과목 수가 적은 대신 집중도가 높다. 과학 과목을 세분해 6학년 때는 생물, 7학년 때는 지구과학만 가르치는 식이다. 선택 과목도 다양하다. 음악 과목을 오케스트라, 합창, 밴드로 나눠놓은 학교도 많다.
외국인학교에 고1 딸을 보내고 있는 김모 씨(48)는 “외고에서 미국 대학에 보내려면 학교 수업 외에 밤늦게까지 학원 수업도 들어야 하지만 우리 딸은 일주일에 한 번 플루트 수업을 듣고 SAT에 대비해 공부하는 게 전부”라며 “나도 딸도 학교생활에 만족”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수업료로 연간 1000만∼2000만 원이 드는 데 비해 수업의 질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인학교 대부분이 소규모라 운동장도 없고 시설이 좋지 못한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학교에 다니다 다시 해외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도 있다. 또 일부 지방 학교는 내국인 비율이 90%가 넘는 곳도 있어 외국인학교 기능을 사실상 잃기도 했다.
통학 거리도 문제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장윤서(가명·14) 군은 평택에 있는 외국인학교에 다닌다. 지난해까지 셔틀버스가 다녔지만 올해부터 없어져 시내버스를 타고 수원역에 간 뒤 전철을 타고 2시간 가까이 걸려 통학한다.
○ 꼼꼼히 따져야 성공적 진학 가능
일단 학교에 직접 찾아가 보는 것이 필수다. 학교 홈페이지에 나온 학교 시설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주변 시설도 점검하고 통학 거리도 확인해야 한다. 부모 모두 또는 부모 중 한 명이 외국 시민권자여야만 입학이 가능한 학교도 있다.
입학 대기순번이 길 때는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인지도가 낮은 외국인학교에 먼저 보낸 뒤 전학을 시키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외국 대학에 진학하려면 대학과목 선이수(AP·Advanced Placement) 과정이나 국제공통 대학입학자격(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
자녀가 계속 국내에서 살게 된다면 학연(學緣)을 무시할 수 없는 우리 사회 특성상 외국인학교 졸업생이 사회생활에서 불리한 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연간 소득이 5000만 원 이하면 학비를 감면해 주는 학교도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