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강도 잡은 시민, 이번엔 선로 떨어진 여대생 구조

전동차가 역내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선로에 떨어진 여대생이 용감한 시민 2명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11일 오전 9시 50분경 인천 부평구 부평동 경인전철 부평역 승강장에서 용산행 전동차를 기다리던 여대생 한모 씨(19)가 빈혈증세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서 선로에 떨어졌다. 용산행 전동차가 곧 역내로 진입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이를 알리는 신호등이 깜박거리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때 이지완 씨(43·경호업체 대표)와 주시우 씨(24·대학생)가 곧바로 선로에 뛰어내렸다. 승강장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역으로 들어오는 전동차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진입을 지연시켰다. 그 사이 이 씨와 주 씨는 한 씨를 승강장 위로 끌어올린 뒤 자신들도 무사히 빠져 나왔다.

그러나 구조된 한 씨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이 씨는 한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한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의식을 회복했다. 전직 경호원 출신인 이 씨는 1999년과 2001년 인천에서 강도를 쫓아가 격투 끝에 붙잡아 경찰에 넘겨 두 차례나 감사패를 받는 등 의협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공사는 이 씨와 주 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기로 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영상제공 = 한국철도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