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지금도 포화상태”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옮겨가고 그 자리에 오피스텔, 상가 등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더 큰 교통 혼잡을 불러오는 것 아닙니까.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도 이전하고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선다는데….”
인천교통공사가 최근 남구 관교동에 있는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옮기고 이곳에 오피스텔과 상가를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히자 남구 관교동 구월동 일대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신세계, 롯데백화점, 킴스아웃렛, CGV,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농산물도매시장이 위치해 인천지역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심각한 이곳이 ‘교통지옥’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
인천교통공사는 현재 제2터미널 건설과 현재 터미널 용지를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교통공사에 따르면 인천대공원 인근의 남동구 운연동 일대 용지 6만6000m²에 주차장(733대 규모)과 박차장(469대 규모), 터미널(지하 1층, 지상 4층)을 갖춘 제2터미널을 신축할 계획이다. 관교동 현 터미널 7만8288m² 용지에는 상가와 오피스텔, 호텔 등 최고 50층짜리 상업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교통공사는 현 인천터미널 용지를 상업지역으로 개발해 최소 2900여억 원에서 최고 4000여억 원의 개발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2터미널 건립비용을 26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어 공사로서는 엄청난 재정수익이 생기는 사업이다. 공사 측은 “1997년 개장 당시보다 버스 노선과 운행 횟수도 2배 가까이 늘어나 혼잡하고 주정차 공간이 부족하다”며 “터미널이 도심 한복판에 있는 것이 오히려 주거환경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관교동 A아파트에 12년째 살고 있는 김철중 씨(48)는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엄청난 교통량으로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고 있다”며 “백화점 세일기간에는 승용차를 끌고 나올 엄두를 못 낸다”고 말했다.
더욱이 인천도시개발공사도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을 남동구 남촌동으로 옮기고 대규모 상업시설을 지을 계획이어서 관교동 구월동 일대의 교통 혼잡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도개공은 농산물도매시장이 떠난 터에 2015년까지 초고층의 주상복합 4동(35∼54층)과 오피스(20층) 1동, 테마몰, 에듀몰, 멀티플렉스, 뮤지컬센터 등 주거·업무·상업·문화시설이 들어서는 복합 클러스터로 개발할 계획이다.
인천의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교통공사가 터미널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의 증축 안을 통과시켜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상업시설을 건립한다면 교통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터미널 부근의 교통인프라가 한계를 넘었는데도 수익사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피해를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