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나 청와대 재산관리인이야” 70대 노인 5억대 사기

“내가 누군지 몰라? 나 청와대에 줄 대고 있는 사람이야.”

청와대 직원이라고 사칭해 수억 원을 가로챈 70대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청와대 대민업무 담당자를 사칭해 골프연습장 허가를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5억5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임모 씨(71)의 구속영장을 14일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무직인 임 씨는 2001년부터 자신이 청와대에서 대민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라며 사람들을 속였다. 임 씨는 의사인 고모 씨(48)에게 접근해 자신이 청와대 국유재산 관리업무도 맡고 있다고 자랑하고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1만5000여 평의 시유지에 골프연습장을 짓게 해주겠다”며 고 씨를 꼬드겼다.

고 씨가 자신을 믿자 임 씨는 활동비, 접대비, 골프연습장 개설비용 등의 명목으로 고 씨에게서 2006년 6월부터 2007년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총 5억5000만 원을 받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랫동안 임 씨를 알고 지내왔기 때문인지 고 씨가 순진하게 임 씨를 너무 믿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