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리스트’ 검찰간부 첫 소환

  • 입력 2009년 5월 16일 02시 54분


이종찬 前민정수석 돈거래도 조사… 법관 2명 곧 소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에게서 1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민유태 전주지검장(53·사법시험 24회)을 15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이 박 전 회장 수사와 관련해 현직 검찰 간부를 소환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또 서울고검장을 지낸 이종찬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박 전 회장 간의 자금거래 기록을 확보해 검토하고 있으며 거래 과정에 개입한 사람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민 지검장은 지난해 6월 말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으로 재직할 때 마약퇴치 국제협력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했다가 박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베트남 현지 법인 태광비나 김모 전무에게서 1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 지검장과 베트남에 동행하면서 5000달러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대검의 최모 과장(부장검사급)도 이날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조사에서 민 지검장은 “1만 달러를 받은 적 없으며 최 과장이 받은 봉투만 보관했다”, 최 과장은 “5000달러가 든 봉투를 받았다가 민 지검장에게 줬다”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민 지검장이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 5월 민주당 서갑원 의원 등과 함께 박 전 회장에게서 정산컨트리클럽에서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골프장 방문 기록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수석과 관련해 검찰은 2003년 3월 박 전 회장에게서 돈을 빌린 경위와 대통령민정수석이 되기 직전인 지난해 2월에야 이 전 수석의 동생이 이 돈을 갚은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수석 측은 “동생이 빌렸던 박 전 회장의 돈 7억 원 중 5억4000만 원을 받아 썼으며 지난해 2월 동생이 이 돈을 모두 갚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또 박 전 회장이 2006년 수백만 원의 전별금을 건넸다고 진술한 지방 고검의 모 검사, 박 전 회장에게서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지방의 법원장 1명과 고법 부장판사 1명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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