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 · 다지선다형 문제 많아… 기본개념을 완벽히 이해해야
한국생물올림피아드(KBO)는 8월 2일에 개최된다. 상은 전체 응시인원의 상위 30%까지 수여된다. 수상자 중 상위 36명은 겨울방학 동안 실시되는 교육을 통해 국제생물올림피아드에 출전할 국가대표가 될 수도 있다.
한국 학생들의 수준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국제생물올림피아드에서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로 단체순위 3위를 차지했다. 당시 서울과학고 2학년 최태영 군은 국내 최초로 개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시험시간은 120분이며, 80∼90문제가 출제된다. 시험범위는 지난해의 경우 중등부가 생물 I, II까지였고, 고등부는 여기에 일반생물학이 더해졌다. 아직 올해 시험범위는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모두 객관식 오지선다형이고, 정답이 1개인 문제와 정답이 2개 이상인 문제로 나뉜다. 배점은 다지선다형(정답이 2개 이상인 문제)이 높다. 생물올림피아드의 영역별 출제기준은 정해져있지 않지만 참고자료로 쓰이는 국제올림피아드의 기준은 표와 같다.
○ 어떻게 준비할까
중등부는 출제범위가 고등학교 2, 3학년 교과과정까지로 축소되면서 난도가 낮아졌다. 고교 교과과정을 다루는 두산동아의 ‘하이탑 생물Ⅰ,Ⅱ’가 주 교재가 될 것이다. “나는 하이탑만 5번 보고 금상을 탔다”, “내 친구는 하이탑만 공부하고도 금상이 나왔다더라”는 말만 듣고 ‘고교 과정만 3개월 정도 집중해서 공부해도 은상은 타겠구나’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간혹 있는데 그런 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한국생물올림피아드위원회에서 제시하는 중등부 시험범위는 고교 과정에서 끝나지만, 이것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가 여러 개 출제될 수 있다. 하위권 입상은 어느 정도 공부만으로 가능하지만 금상 입상을 노린다면 한두 문제로 상의 종류가 바뀔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위권에 입상하려면 고교 과정을 마치고 일반생물학 과정을 최소 1번이라도 완독해야 한다. 일반생물학은 고교 내용을 모두 포함할 뿐만 아니라 심화된 문제를 푸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이탑’을 통해 생물학의 기초를 다져 놓고 일반생물학을 볼 것을 추천한다.
생물올림피아드에서는 개념을 직접적으로 묻는 문제보다 응용하는 문제가 많이 나온다. 실험과정을 통해 결과와 원인을 유추하고 숨어있는 생물학의 원리를 판별하는 것이 응용 문제다. 그렇다고 기본 개념을 소홀히 하라는 뜻은 아니다. 이러한 유형의 문제는 생물학의 개념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적용할 줄 알아야 풀 수 있다. 단순 암기로 풀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일단 교재를 보며 내용을 정리하고 책에 나온 탐구활동에 관련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문제 유형은 다르지만 수능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혼자서 문제를 풀면 잘못된 습관, 선입견을 고치기 어려우므로 다른 학생의 풀이와 자신의 풀이를 비교하며 문제 접근법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생물올림피아드는 모든 올림피아드 중 가장 나중에 개최된다. 그래서 다른 올림피아드가 끝나고 단기적으로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요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3∼4개월 단기적으로 도전해서 입상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입상을 한다고 해도 장려상이고, 매우 잘해야 동상이다. 생물을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하고 3개월 이하의 시간만으로 도전하려고 한다면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생물올림피아드는 머리보다 노력이 통하는 대회다. 예년에 비해 앞당겨진 시험일정으로 준비할 시간이 짧아졌지만 앞으로 남은 두 달 반의 기간만이라도 잘 활용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김영태 영재사관학원 평촌본원 영재교육센터 생물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