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5000여 명의 화물차주로 구성된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집단 운송 거부)을 결의했다.
구체적인 파업 시기는 추후 결정되지만 화물연대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해에 이어 물류대란 재연이 우려된다. 화물연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의 공공운수연맹 소속이다.
화물연대는 16일 오후 1시 반 대전 서구 둔산동 정부대전청사 남문 광장에서 조합원 7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거수투표 방식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파업 시기와 방법은 집행부에 위임했다. 이날 총파업 결의는 화물연대 광주지부 제1지회장이었던 박종태 씨(38)가 택배 개인사업자 78명에 대한 대한통운의 대량 계약해지에 반발해 3일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것이 계기가 됐다.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은 “정부와 사측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고속도로 봉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해고 조합원 78명의 복직과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특히 철도, 항만, 건설, 공공부문 등에도 연대투쟁을 제의할 계획이어서 총파업 여파가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조합원 총회 뒤 열린 ‘광주항쟁 29주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화물연대 총파업 결의를 계기로 민주노총 총파업 일정을 가급적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총회를 마친 화물연대 조합원 등 시위대가 당초 예정된 거리행진 코스를 벗어나면서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죽봉을 휘두르고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 104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등 457명을 연행하고 전원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