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사교육 최종대책 결정된 것 없다”

  • 입력 2009년 5월 18일 19시 20분


미래기획위원회와 한나라당이 연달아 사교육대책을 치고 나오는 데 대해 교과부는 침묵 또는 방어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교과부의 논리는 '사교육 대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발적으로 발표될 경우 교육 현장의 혼란이 커진다'는 것이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후 10시 이후 학원 교습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하자 교과부는 공식적인 대응을 피했다. 안병만 장관이 내부 회의에서만 불쾌한 기색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의 첫 공식 대응은 사흘 뒤인 27일안 장관이 한나라당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앞으로 (곽 위원장이) 자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비공개 토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공식 의견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교과부는 18일 당정협의 뒤 한나라당에서 일부 내용이 흘러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21일 공청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서 28일에 최종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수학전문 학원 관계자는 "당정이 내린 결론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며 "애초에 법률로 학원 교습시간을 규제한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야 교습을 규제하겠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도 대치동 학원가에서 긴장하거나 교습시간을 바꾼 학원은 한 군데도 없었을 것"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특목고 전문학원의 한 원장은 "심야 교습 규제에 영향을 받는 고등부 시장이 이미 온라인으로 재편됐고 오프라인 강의도 주중보다는 주말 수업 위주라 10시로 제한됐어도 일부 영세 학원 외에는 별 타격이 없었을 것"이라며 "교습 시간 규제가 사교육 문제의 핵심으로 부각된 것 자체가 사태의 핵심을 잘못 읽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특목고 전문학원 체인의 관계자는 "사교육 대책이라는게 정권이 바뀌면 한 번 씩은 나오는 얘기라 별로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았다"며 "교습시간이 10시로 제한돼도 과외방이 성행하고 학원들이 수업은 온라인으로 돌리고 강의실은 독서실 형태로 편법 운영하는 등 살 구멍을 찾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우정열기자 passi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