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사법파동의 주역이기도 한 박시환 대법관(사시21회)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을 '5차 사법파동'으로 부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게 되면 또 다시 이런 일을 겪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
현 상황을 사법 파동으로 볼 수 있냐는 물음에 박 대법관은, 지방 10여개 법원에서 판사회의가 대규모로 열리는 상황에서 5차 사법파동으로 부를 수 있다고 본다며 판사들의 목소리는 신 대법관 개인에 대한 요구가 아니라면서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부하고 넘어가면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법관은 이어 사법행정권자의 재판 개입은 유신시대와 5공 시절에도 계속됐던 것이라며 역사적 흐름 속에서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해 이번 기회에 끊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5월 12일 열린 대법관 회의와 관련해서 대법원장이 알아서 판단해달라는 식으로 추상적으로만 이야기가 진행돼 실망스러웠다며 이 시대에 대법관을 하고 있다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사회의가 대법관 문제를 논의할 권한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판사회의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법원의 민주화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대법관의 진퇴논의를 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박 대법관은 2003년 대법관 인사제청 파동으로 불거진 법원의 갈등 와중에 서울지법 부장판사 법복을 벗은 개혁 법관 그룹의 대표적 인물이다. 한때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김종훈 변호사로 대표되는 86년 제2차 사법파동 주동세력인 우리법연구회의 맏형 노릇을 하기도 했고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도 긴밀한 끈을 맺어오기도 했다. 개혁 진영 몫으로 2005년 대법관으로 제청됐다.
현재 지방법원 단독판사들에 이어 고등법원의 중견 판사들도 판사회의를 열고 신 대법관 사태 논의에 가세하는 등 반발 기세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