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6)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조세포탈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검찰은 천 회장을 19일 오전 10시에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20일 오전 4시를 넘겨 돌려보냈으며, 필요할 경우 다시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 올림픽 때 박 전 회장에게서 15만 위안(당시 환율 기준 약 2300만 원)을 받고, 박 전 회장이 세중나모여행의 계열사인 옛 세중게임박스에 투자했다가 같은 해 11월 회수하지 않은 7억 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또 천 회장은 2003년부터 세중여행사와 나모인터랙티브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세 자녀에게 박 전 회장 지인들의 명의로 주식을 팔아 증여세 85억 원을 포탈하고,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중나모여행의 주식을 사고팔면서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천 회장은 지난해 7∼11월 국세청의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을 접촉해 세무조사 무마를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한 전 청장이 19일 오전 e메일로 보내온 답변서에서 천 회장이 한 전 청장에게 청탁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16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소환해 지난해 천 회장에게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했다는 첩보에 대해 조사했으나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해 6월 베트남에서 박 전 회장의 돈 1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민유태 전주지검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인사조치 했다. 후임 전주지검장엔 이재원 광주고검 차장(51·사법시험 24회)이 전보됐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