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삼천동 라데나콘도에는 11년째 무료 ‘투숙객’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콘도 지하 1층 주차장 파이프 위에 둥지를 튼 제비 가족(사진). 콘도 직원들에 따르면 이곳에 제비가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은 1999년경이다. 처음엔 위생과 미관 문제가 제기돼 직원들이 둥지를 제거했지만 제비가 끈질기게 둥지를 다시 만들어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또 제비가 길조라는 점도 작용했다.
여름새인 제비는 봄이 되면 어김없이 보금자리를 찾아와 알을 낳고 가을이면 다시 떠났다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해를 넘겨 찾아오는 제비 부부가 전년도에 살던 제비인지, 새끼 제비가 자란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모두가 한 가족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올해 이곳을 찾은 제비 부부도 3, 4마리의 새끼를 기르려고 차량 출입로를 이용해 연방 먹이를 나르고 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