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우린 방송아카데미 대신 구청 간다”

  • 입력 2009년 5월 21일 02시 56분


‘성동 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김록 씨(오른쪽)가 본 녹화에 앞서 성동구 최시예 주임과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성동구
‘성동 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김록 씨(오른쪽)가 본 녹화에 앞서 성동구 최시예 주임과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성동구
성동구 인터넷방송 운영
한양대 학생기자단 실습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성동구청 3층 방송실에서 만난 김민정 씨(22·여)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어 있었다. 연방 물을 들이켜던 김 씨는 “막상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화면에 담긴 내 모습을 보니 너무나 부끄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 씨는 ‘성동 학생기자단’ 1기 멤버. 김 씨는 이날 거리 디자인을 주제로 한 첫 번째 리포팅을 진행했다. 김 씨는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자단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며 “1년 동안 활동하면서 많이 배워 좋은 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스튜디오 안에서는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김록 씨(26)가 녹화를 앞두고 “예. 안녕하십니까. 김록입니다”라는 멘트를 수십 차례 중얼거리고 있었다. 긴장한 탓에 이날 수차례의 NG를 낸 김 씨는 “학교에서 방송 실습을 해보긴 했지만 실전과 실습은 너무 다르다”며 “다음번엔 NG 없이 끝마치는 것이 목표”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학생기자단은 젊은 감각을 원하는 성동구와 학생들에게 방송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한양대가 손을 잡고 시작한 협력 프로그램. 지난달 40여 명의 지원자 중 카메라 테스트와 면접을 통해 1기 16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학생들은 대부분 방송 경험이 없다. 학년도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양하다.

학원비만 월 수십만 원에 육박하는 방송아카데미에 다니지 않고도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도 많은 학생이 몰린 요인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2학년 윤지영 씨(21·여)는 “내 이름을 걸고 리포팅을 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지원했다”며 “무보수라도 지원했을 텐데 1회 출연에 2만 원의 보수까지 받게 되니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웃었다.

매주 2명의 학생기자가 출연하는 성동구 인터넷 방송은 주 1회 제작되며 구 인터넷 홈페이지와 인터넷TV(IPTV)를 통해서 수시로 볼 수 있다. 성동구 박기준 문화공보체육과장은 “딱딱한 구정뉴스에서 탈피해 대학생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담긴 뉴스를 주민들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학생기자단 1기 활동을 토대로 미흡한 점을 보완해 2기, 3기를 지속적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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