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심야교습 금지’ 공방 재점화

  • 입력 2009년 5월 21일 02시 56분


정두언 “安장관-任의장 법제화 공감”… 남경필 “재논의해야”

18일 한나라당과 교육과학기술부의 당정회의에서 무산됐던 ‘오후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 법제화’ 방안을 둘러싸고 여권 내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대다수 학부모의 사교육비 지출은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며 중산층 붕괴의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국민의 70%가 심야교습 금지에 찬성하고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당정회의에서 이 안을 부결시킨 것은 잘못”이라며 “한 언론 설문조사에서 한나라당 소속 교육위원 중 심야교습 금지에 대한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다. 당내 의원에 대한 여론수렴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 지도부가 구성된 후 사교육비 대책을 포함한 학원 심야교습 금지 정책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9일 기자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 학원 규제에 대해 충분히 사전 협의를 했더라면 잘 됐을 텐데…”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지만 안 장관은 당정회의 전인 11일 곽 위원장을 비롯해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등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곽 위원장이 제시한 ‘학원심야교습 금지 법제화’ ‘외고 입시 개편’ 등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두언 의원은 통화에서 “18일 당정회의에 앞서 안 장관을 만났는데 법제화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정회의에서 학원심야교습 금지 법제화를 반대했던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말을 바꿨다는 얘기가 없지 않다. 정 의원은 “당정회의에 앞서 임 의장도 내게 (법제화 안이) 잘될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미래기획위원회가 학원 심야교습 금지 법제화 내용을 담은 사교육비 절감방안을 4월 초 임 의장에게 보고했는데 당시 임 의장은 특별히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 의장은 “그런(말을 바꾼) 적이 없다”면서 “지난달 곽 위원장이 학원 심야교습 금지에 대해 얘기하기에 ‘지금은 논의하기에 적절치 않으니 5월에 논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