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혼획 고래 위판절차 개선

검사 지휘전 피빼기 가능
신선도 유지… 가격 오를듯

경북 동해안에서 혼획된 고래(그물에 우연히 걸려 죽은 고래)를 위판하는 절차가 개선됐다. 이 때문에 혼획 고래의 위판 가격이 높아져 어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소비자들은 신선한 고래고기를 맛볼 수 있게 됐다.

대구지검 영덕지청과 포항해양경찰서는 20일 “혼획 고래가 확실한 경우 검사 지휘를 받기 전에도 신선도 유지를 위한 피 빼기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죽은 고래는 불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의 지휘를 받기 전까지는 훼손할 수 없다. 어민들은 혼획 고래를 신고하고 검사 지휘를 받기까지 3∼5시간이 걸려 위판 가격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죽은 고래의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빨리 피를 빼내야 하는데, 경찰관이 현장에서 혼획 여부를 확인하고 피 빼는 과정을 촬영하면 사후에 검사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의 방식보다 시간을 2∼3시간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여름에는 위판가격을 30%, 겨울에는 10%가량 높일 수 있다는 것. 대구지검 영덕지청 관계자는 “피를 빼기 위해 배 부위를 깨끗하게 절개하면 작살 흔적 같은 불법포획 여부를 확인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올 들어 4월 중순까지 경북 동해안에서 혼획된 고래는 107마리이며, 위판 총액은 3억8700만 원이었다. 3월 포항에서 혼획된 밍크고래 1마리는 4600만 원에 위판되는 등 대부분 2000만∼4000만 원에 팔렸다. 영덕의 강구수협 관계자는 “5월에는 바닷물 온도가 높아져 고래가 죽는 순간 썩기 시작하므로 빨리 피를 빼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게 위판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