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한국의 빈부격차가 1990년 이후 가장 많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에는 이 차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통계청은 지난해 한국 도시가구(1인 가구와 농가 제외)의 소득을 분석한 결과 소득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0.325로 2007년(0.324)보다 0.001포인트 높아졌다고 21일 밝혔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니계수는 소득이 얼마나 균등하게 나누어지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게,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게 소득분배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0.311(2005년 기준)이며 일반적으로 0.35∼0.4를 넘으면 불평등 정도가 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빈부격차가 커진다”며 “최근 비정규직 일자리가 줄고 자영업자가 감소하는 등 서민들이 불황의 타격을 크게 받고 있어 올해는 빈부격차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1990년 이후 0.25∼0.27 수준을 유지하다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8년에 0.295, 1999년에 0.303으로 높아졌다. 2000년에 0.286으로 낮아졌지만 신용카드 부실 사태 다음 해인 2004년에 0.301로 오른 뒤 지난해까지 연속 상승했다.
소득 상위 20% 가계의 평균소득을 하위 20% 가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도 지난해 6.2배로 역시 199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