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돌담과 그 아래 노랗게 익어가는 호밀, 초원 곳곳에 만발한 양귀비꽃.”
제주도에 딸린 섬 가운데 가장 크고 1년 내내 쪽빛 바다를 자랑하는 ‘섬 속의 섬’ 제주시 우도에 ‘올레 코스’가 만들어져 23일 개장한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가 마련한 코스는 초원과 돌담, 땅콩 재배지, 오름을 잇는다.
우도 천진항에서 출발해 서천진동∼하우목동항∼하고수동 해수욕장∼우도봉(해발 132m)을 거쳐 다시 천진항으로 돌아오는 16km 코스. 보통 어른걸음으로 6, 7시간 걸린다. 걷는 동안 반농반어(半農半漁)의 전통적 섬마을 모습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 김이나 우뭇가사리 등이 뭉쳐져 딱딱하게 굳었다가 조각조각 깨져 마치 하얀 모래를 연상시키는 ‘홍조단괴 해빈’과 100년 이상 어민들의 안전을 지켜온 우도등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개장 행사에는 소설가 이경자 씨, 영화배우 김부선 씨,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 베르너 솜베버 경제상무참사관 등이 참석한다. 당일 제주시 오라동 제주종합경기장 광장에서 오전 8시 반부터 9시까지 셔틀버스 20대가 출발한다. 식사와 음료 등은 참가자가 직접 준비하거나 우도 현지에서 구입해야 한다.
올레는 거리에서 집 대문까지 이어지는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지만 ‘올레 코스’가 만들어지면서 제주의 속살을 느끼며 걷는 길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서귀포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12개 코스가 만들어졌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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